by eu_ne/일상

전화번호를 주고받는다는 것

기므네 2018. 1. 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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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업시 - 웅진 (2015) / 2015년 7월 12일 작성자 본인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사진입니다. 문제가 될 시 삭제하겠습니다.


전화-기 (명사)

말소리 전파 전류 바꾸었다가 다시 말소리 환원시켜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사람 서로 이야기할  있게 만든 기계.


전화기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위와 같다.

내가 생각하는 핵심은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사람이 서로 이야기할 수 있게 만든 기계'인데,

시대가 변함에 따라 전화기가 가진 핵심 역할을 다른 수단이 대체하는 것 같아 조금 안타깝다.

스마트폰과 각종 메신져가 나타남으로 굳이 전화를 하지 않아도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고, 

그로 인해 전화를 하는 행위 자체는 특정한 관계를 가진 사람들끼리만 하는 행위가 되거나, 무슨 일이 있을 때 혹은 큰일이 났을 때 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는 듯하다.

같은 맥락으로 전화번호를 주고받는 행위 또한 전화를 하기 위함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톡을 하기 위함이 되었고,

심지어는 전화번호를 주고받지 않아도 톡 아이디만 알면 누군가와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텍스트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아주 편리한 일이고, 쉼 없이 돌아가는 현시대에 걸맞은 좋은 의사소통 수단일 수는 있지만,

대화를 나누고 있는 주체가 되는 나와 상대방의 감정을 담기에는 아직까지는 부족하게만 느껴진다.

나는 누군가와 전화통화하는 것을 꽤나 즐기는 편이다.

통화의 길이나 나누는 내용과는 상관없이 상대방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그 감정에 섬세하게 귀 기울이는 행위 자체를 좋아한다. 

최근에는 누군가와 통화를 할 때면 첫마디가 거의 '무슨 일 있어?'로 시작되는 것 같아 조금은 서글프다.

무슨 일이 있지 않더라도, 익숙하지 않아 뜬금없게 느껴지더라도 그냥 전화번호를 주고받았으니 전화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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