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문화

[고전영화] 프랭키와 쟈니ㅣFrankie And Johnny(1992)ㅣ게리 마샬ㅣ멜로/로맨스

기므네 2023. 2. 1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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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줄거리 포함!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는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1990년 작 귀여운 여인(Pretty Woman)으로 유명한 감독인 게리 마샬이 연출하고

느와르 장르만 찍는 줄 알았던 알파치노와 8-90년대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여배우 중 한 명인 미셸 파이퍼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프랭키와 쟈니(Frankie&Johnny)

며칠 전 본 여인의향기(Scent of a Woman/1993)에서 알파치노한테 푹 빠져서 보게 된 영화이다.

199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상처 많은 고슴도치 같은 여자와 외로움에 사무쳐 있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을 잊지 않고 사는 남자가 만나게 되는

옛날 미국 로맨스의 정석같은 영화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영화의 시작부터 빈티지한 색감과 연출이 그득하다

교도소에서 막 나온 쟈니(알파치노)와 영화 시작부터 슬픈 모습으로 등장하는 프랭키(미셸 파이퍼)

프랭키는 동네의 작은 레스토랑에서 웨이트리스로 일 하고 있는데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단골들이 많은 식당이라 항상 정신 없이 바쁜 곳이다.

그리고 우연히 그 레스토랑 구인 공고를 보고 요리사로 일 하러 온 쟈니

사실 쟈니는 교도소에서도 요리를 잘 하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첫 마주침

아무런 텐션도 관심도 없이 그저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과 일자리를 구하러 온 사람으로 스쳐 지나가게 된다.

두 사람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그저 각자 외로운 밤을 보내고 있다는 것 뿐

사실 외로움을 보내는 방식도 프랭키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반면, 쟈니는 돈 주고 여자를 사서 껴안고 있는 것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봤을 때는 이 두 사람이 어떻게 이어질 수 있을지 전혀 예상하기가 어렵다.


레스토랑 동료가 좋은 일이 생겨 떠나게 되고, 그를 보내는 환송회에 프랭키와 같이 가고 싶다고 하는 쟈니

프랭키가 탐탁지 않아 하자 대놓고 데이트 하고 싶다고 말하는 쟈니

아주 저돌적이고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그리고 그런 그가 이해되지 않는 프랭키

나 같아도.. 아무 텐션도 없던 사람이 데이트 하고 싶다고 하면 일단 방어하게 될 것 같다. (알파치노 비주얼을 가진 사람이라면 또 다른 문제겠지만?)

그리고 그런 프랭키에게 자기 마음이 그렇게 시키기 때문에 한다고 이야기하는 쟈니

전 장면에서부터 본능에 충실하고 자기 감정 표현에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찌저찌 파티장에 같이 있게 되었는데,

여기에서도 여전히 프랭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쟈니

프랭키가 뭘 하든 그냥 마냥 좋고 예뻐보이나보다

그리고 그런 그가 이해되지 않는 프랭키 ㅋㅋㅋ

어느새 쟈니에게 쟈며들게 된 프랭키

파티장에서 나와 집으로 걸어가는 동안 많은 대화를 나누고 그 시간 속에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쟈니의 매력을 느끼며

자물쇠를 풀고 아주 조금씩 쟈니를 받아들이게 되는데

우리의 저돌적인 쟈니는 그런 프랭키와 밤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그녀의 아파트로 가길 원하고,

역시나 경계하는 프랭키에게 본인의 진심을 담은 말들을 전한다.

이 장면에서 쟈니가 프랭키에게 하는 말들은 소리도 자막도 없이 화면으로만 나오고 있는 연출이어서

두 사람의 대화는 전적으로 이 영화를 보는 관객의 상상에 달려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

마침에 쟈니를 받아들이게 된 프랭키

두 사람이 첫 키스를 하게 되는데

바로 전 장면과 같은 장소인데 굳게 닫혀있던 삭막한 셔터가 열리며 화려한 꽃들이 나타나게 된다.

프랭키의 마음의 문이 열리는 것을 셔터가 열리는 것으로 표현하고, 첫 키스를 꽃밭으로 표현하다니 (어디까지나 내 주관적인 해석이지만)

게리 마샬 감독 진짜 로맨스 연출이 미쳤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 장면이다. 


이렇게 두 사람이 함께 밤을 보내게 되고

이제 서로 마음을 확인했으니 잘 될 일만 남았을까 싶지만

고난 없는 사랑이 있을 수 있을까, 여전히 두 사람은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

동료들과 오랜만에 시간을 보내고 있는 프랭키

이 시간 만큼은 자기의 루틴을 지키기 위해 쟈니에게 각자 시간을 보내자고 미리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굳이 굳이 프랭키를 찾아와서 자기 마음을 털어놓고 있는 쟈니... 심지어 사랑을 고백하고 있다.

 

그런 그를 밀어낼 수 밖에 없는 프랭키

상처 입고 경계심이 많은 여자이기 때문에 저돌적이고 솔직하게 다가오는 쟈니가 큰 부담으로 느껴졌을 것 같다.

그리고 이에 굴하지 않고 또 한번 사랑을 고백하는 쟈니

사랑 뿐만 아니라 어쩌면 우리 인생 전체를 관통하게 되는 명대사를 프랭키에게 전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이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저돌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이 장면에서, 이 대사를 보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상처 많은 우리의 프랭키는 쟈니의 마음을 받아주지 못하고 숨게된다.

그리고 일 하는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

쟈니는 볼링장에서 본인이 한 행동에 대해 프랭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건네고, 프랭키는 그 마음을 받아준다.


그리고 쟈니를 자신의 아파트로 불러 함께 누워 있으면서 또 다시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 노력하는 프랭키

쟈니와 함께 있으면 안전한 느낌이 든다는 고백을 한다.

안전한 느낌이 든다는 말은 아마도 프랭키가 쟈니에게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마음이지 않았을까.


이렇게 드디어 둘이 사랑하게 되나 싶었는데,

또 다시 사랑에 대한 불안감이 도진 프랭키와 그런 프랭키를 몰아 붙이게 되는 쟈니

타협할 수 없는 두 사람의 감정이 다시 한번 소용돌이가 치게 되고

이전 사랑으로 남은 상처 때문에 쟈니를 또 다시 놓치려고 한다.

프랭키의 집에서 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전화 한 통만 하고 간다고 하는 쟈니

방금 전 두 사람이 함께 누워있을 때 흘러나온 라디오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본인들의 이야기를 하고

원래 신청곡을 받지 않는 방송인 줄 알면서도 방금 전 그 노래를 한번 더 틀어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그의 진심이 닿았는지 이에 응하는 라디오 디제이

두 분이 정말 실존하면 좋겠네요.제가 미쳤을지 모르지만 저는 여전히 사랑을 믿습니다.
어쨌든, 두 분이 어디에 살든 누구든 무슨 일을 하든 이 곡은 당신들에게 바칩니다.

이 장면에서 나오는 음악은 프랑스 작곡가 드뷔시의 <달빛> 이라는 피아노 연주곡이다.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음악은 아니지만, 프랭키에게는 쟈니와의 행복했던 시간을 상기시켜 주고

쟈니에게는 자기의 무모함을 인정받은 느낌을 주는

두 사람을 중화시켜주는 음악이었던 것 같다.

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음악 덕분에 쟈니에게 한번 더 마음의 문을 여는 프랭키

마음을 여는 장면을 실제 문을 여는 것으로 표현하는 직관적인 감독의 연출이 좋았다.


한가로운 일요일 아침

서로가 있는 일상을 함께하고 행복을 느끼는 두 사람의 모습으로 영화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온다.

 

 

갑자기 알파치노 라는 배우에 빠져서 보게 된 고전 로맨스 영화 프랭키와 쟈니

배경이나 색감이 내 스타일이어서 몰입하기 좋았는데

중간중간 연출이 표현하고자 하는 두 사람의 감정들과 두 배우의 연기가 합이 좋아서 몰입이 더 잘 되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말도 안되는 운명같은 사랑 이야기를 솔직하고 대담하게 하는 영화여서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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