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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숨은 맛집ㅣ엄마의 손맛이 가득한 청국장과 제육볶음ㅣ든해솔, 허영만의 백반기행

기므네 2024. 3. 2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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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경기도 양평의 한 공간에서 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하다가
클라이언트가 소개해줘서 방문했던 든해솔
이런 곳에 식당이...? 싶은 길을 따라 쭉 들어가면 그 흔한 큰 간판 하나 없이 영업하고 있는 시골 할머니 집 같은 건물이 보인다.

일요일은 정기휴무, 그 외에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만 영업하는 곳
푸짐하지만 속이 불편하지 않은, 마치 엄마와 할머니의 시골밥상 같은 한식이 먹고싶은 날에 방문하면 좋은 맛집이다.



양평 든해솔
영업시간 : 월~토 11:30-15:00 (라스트오더 14:30)
주차가능, 단체일 경우 사전에 연락 후 방문 / 차량이 없으면 방문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
https://naver.me/x9JBOtE5

든해솔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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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lace.naver.com

 





내부에는 몇 개 없지만 충분히 많은 사람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과 난로가 배치되어 있고,
사방으로 나있는 큰 통창으로 뻥 뚫린 바깥뷰를 감상할 수 있다.
내가 이번에 방문했을 때는 가게 바로 앞에 꽃나무로 보이는 나무에 몽우리가 지고 있었다.
꽃 피는 시기, 청명하게 하늘이 맑은 날, 눈오는 날 등에 방문하면 풍광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있을 것 같다.

메뉴판은 따로 가져다 주시지 않고 들어오는 입구 옆에 붙어있는 차림표를 보며 주문하면 된다.
청국장 정식을 시키면 제육볶음과 두부구이가 포함되어 나오니 청국장을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정식을 시키는게 좋다.
이 외에도 여름에만 하시는 열무비빔밥과 예약주문만 받는 닭볶음탕, 백숙 등등이 있는데
그냥 점심으로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럽고 어른들이랑 올 기회가 있다면 미리 예약하고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두부를 만들 때 사용되는 콩을 제외하고
돼지고기를 포함한 쌀, 청국장콩, 찹쌀, 배추, 고춧가루, 마늘 등 거의 모든 재료에 국내산을 사용한다.

다른 식당들에서 매일 들어오는 신선한 국내산 재료만 사용한다고 할때는 큰 믿음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든해솔은 차려지는 반찬들의 때깔만 봐도 진짜 신선하고 좋은 재료만 쓰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다.
 
청국장 정식 3인분을 시키니 먼저 나온 기본 반찬들과 두부구이
콩나물, 버섯나물, 달래무침, 봄동겉절이, 무생채, 애호박나물, 감자조림, 꽈리고추무침 그리고 쌈채소가 기본이고
두부구이는 큼직한 두부가 주문한 인원수에 맞춰서 제공된다.

그리고 뒤이어 나온 청국장은 이게 3인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엄청 큰 뚝배기에 넘칠듯 담겨 나온다 ㅋㅋㅋ
사진만 봐도 벌써 배가 부른 비주얼!
든해솔 청국장에는 특이하게 깍두기가 들어가고 메주콩도 듬뿍듬뿍 들어있어서 다양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먼저 나온 두부와 반찬, 청국장을 먹고있으면 뒤이어 매콤하게 볶아진 제육볶음도 가져다주신다.
매일 아침 생고기를 하루에 팔 만큼만 받아오신다고 하는데, 신선함은 두말 할 것도 없고 도톰한 고기에 큼직하게 썰어넣은 파를 같이 볶아내 잡내 없이 깔끔하고 맛있는 제육볶음이다.

때깔이 진짜 미쳤어
너무 달지도, 짜지도, 기름지지도 않아서 하루 종일도 먹을 수 있다.
이 제육볶음이 먹고싶어서 굳이 양평까지 와서 점심 먹음

모자란 반찬은 더 달라고 하면 주방에서 바로 또 한가득 담아서 새 상처럼 차려주신다.
밥을 다 먹으면 또 주방한쪽에 준비되어 있는 숭늉까지 후식으로 먹을 수 있는데
이렇게 정신없이 먹으니 진짜 할머니 집에서 배 터지게 먹고 나오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배부르게 먹고 나오는 길에 보니
아주 최근에 백반기행 허영만 선생님이 다녀가신 흔적을 볼 수 있었다.
숨겨진 맛집으로 종종 찾아가던 곳이었는데 백반기행에 소개된다니!
사장님께는 정말 잘된 일이지만 앞으로 방문하기 힘들어질까봐 걱정도 되는 양가감정..
 
그건 그렇고, 허영만 선생님이 남겨주신 멘트가 든해솔에 진짜 잘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없던 입맛도 살아나게 해주는, 건강하고 신선한 기운이 가득한 밥상 든해솔

동네 사람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맛집인 것 같고 경기도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소문난 맛집이라고 들었다.
맛집기행에 소개되고 나면 아마 더 유명한 맛집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싶은데,
굳이 한번 시간 내서 먹으러 가도 시간 아깝지 않은 곳이어서 한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씩 방문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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