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해외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le Marais) 점심 혼밥 송흥 Song Hengㅣ파리에서 뜨끈한 쌀국수 한그릇

기므네 2024. 1. 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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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영하로 계속 내려가니 뜨끈~한 국물음식이 계속 생각나는게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인가 싶다.

국밥, 라면, 칼국수, 샤브샤브 같은 음식들이 계속 먹고싶었는데 마침 머릿속에 떠오른 파리에 쌀국수 맛집이 많다는 이야기

그 중에서도 유독 한국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한 쌀국수 맛집인 마레지구 송흥에 다녀왔다.

https://maps.app.goo.gl/7ARm565GsibgtH886

 

송흥 · 3 Rue Volta, 75003 Paris, 프랑스

★★★★★ · 베트남 음식점

www.google.fr

 

오페라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들렀다가 슬슬 걸어서 식당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인 오후 1시쯤

웨이팅이 있을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평일인데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재미있던 점은 그 중 절반은 한국에서 온 가족단위, 커플이고 나머지 절반도 파리지앵 보다는 여행객들로 보였다.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보니 테이블 회전은 빠른 편

유리창에 썬팅 그런거 하나도 없어서 밖에서 줄 서면서 안을 보면 밥 먹는 사람들이 다 보인다.

너무 가깝게 보여서 약간 부담스러울 정도 ㅋㅋ

 

오래된 건물 외관에 화려한 간판 없이 유리에 무심한 듯 가게 이름 SONG HENG

그리고 쌀국수를 의미하는 PHO를 시트지로 붙여놓은게 오히려 감각적으로 보이는 듯 하다.

전에 갔던 라멘집과 마찬가지로 웨이팅하면서 입구에 가까워지면 메뉴를 고를 수 있게 메뉴판이 붙어있다.

그 어느 쌀국수집 보다 심플한 메뉴

메뉴가 적을수록 그 메뉴에 집중하는 맛집인것을 반증해주는 것 같아서 신뢰감이 상승한다 ㅋㅋ

 

송흥에서 제공하는 메뉴는 국물이 있는 쌀국수 '포(PHO)'와 비빔국수 처럼 먹는 '보분(BO BUN)'

두 메뉴 모두 작은 것(쁘띠), 큰 것(그헝) 두 가지 크기로 있고 베트남식 만두인 넴(짜조)는 사이드로 추가 가능하다.

 


 

한 20분 정도 기다렸을까

앞쪽에 먼저 와서 줄 서있던 한국인 4인 가족이 한 테이블에 먼저 들어갔다.

그 뒤로 줄 서있던 나 포함 3명이 전부 혼자서 온 방문객들 이었는데

가게가 워낙 협소하고 테이블 수가 많지 않다 보니 전부 한 테이블에 같이 앉게 되었다.

여기서 밥 먹으려면 모르는 사람이랑 합석하는건 기본인 듯 하다.

내부에 앉아있던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혼자서 또는 둘이서 와서 다른 사람들과 테이블을 공유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웠다.

가게 안에서 본 바깥 모습, 웨이팅 하는 사람들이 아주 투명하게 다 보인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 처럼 테이블 사이즈가 엄청 작다.

이건 파리 어떤 레스토랑을 가도 그런듯

식기류는 테이블 중앙에 꽂혀있고, 각종 소스들도  다 같이 쉐어할 수 있게 되어있다.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을 받으러 왔고 나는 기본인 쌀국수 '포'에 베트남식 만두 '넴' 한 피스를 추가했다.

쌀국수를 주문하고 조금 지나지 않아 먼저 서빙된 숙주와 민트, 레몬 그리고 소스용 종지

그리고 곧이어 서빙된 쌀국수

나는 먹는 양이 많지 않아서 쁘띠(작은) 사이즈를 주문했는데 막상 받아보니 양이 쁘띠하지 않았다.

맑은 국물에 큼직한 고기경단 2개, 슬라이스된 양파 그리고 고수도 들어있다.

(고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미리 빼달라고 이야기 해야할 듯)

사이드로 같이 시킨 '넴'도 곧이어 나왔는데

방금 막 튀긴 것 처럼 따뜻하고 바삭한 상태로 서빙되었다.

속은 고기와 야채로 가득 차 있고 함께 나오는 소스는 피쉬소스

주문한 쌀국수 작은 것과 넴(짜조)를 모아놓고 보면 이렇게 내 앞 자리가 가득가득 찬다.

 

먼저 국물을 마셨는데, 평소 알던 쌀국수 국물보다는 조금 더 달큰한 느낌이 나는 진한 고기육수 국물이었다.

깨끗하게 우러난 국물에 신선한 고수가 향긋하게 맛을 잡아주는 조화가 좋았다.

그런데 혹시라도 국물에서 달큰한 맛이 나는 것을 선호하지 않거나

아주 깊은 맛이 나는 국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송흥 쌀국수는 맛있다고 느끼기 어려울 듯 하다.

테이블이 너무 협소하고 북적거려서 먼저 받은 숙주를 먼저 다 때려넣고 그 그릇은 치워달라고 했다.

송흥의 쌀국수 면은 약간 넓은 면을 사용하고 있고,

그릇 아래에 있는 면들을 전부 뒤집어 올리니까 생각보다 많은 양의 국수가 있어 놀랐다.

면은 특별한 것 없이 마트에서 파는 쌀국수 면과 동일하고 야들야들 부드러운 식감보다는 약간 탱글한 질감이다.

게다가 면 양에 못지않은 고기도 가득가득 들어있어서

평소 먹는 양이 많은 사람이나 남자들이 아니고서는 큰 사이즈를 시키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국수에 들어있는 고기도 야들야들 부드러우면서도 식감이 살아있어 국물, 국수랑 다 잘 어울린다.

쌀국수 한그릇에 넴 하나 해치우고 나니 딱 기분좋게 배부른 한끼 식사가 되었다.

더 좋았던 점은 이렇게 배부르게 먹었는데도 11.9유로 밖에 안 나왔다는 것

파리 외식물가가 워낙 비싸다 보니 메인메뉴에 사이드까지 시켜 배부르에 먹고 10유로대 밖에 안 나왔다니!

맛도 맛이지만 가성비도 좋은 마레지구 쌀국수 맛집 송흥

추운 날씨에 뜨끈한 음식이 먹고싶을 때 호로록 한 그릇 하는 국수집으로 추천한다.

 

부모님과 같이 파리여행을 온 사람들에게도 추천하는데

음식에서 과한 향신료 향이 나지 않고 깔끔한게 어른들이 먹기에도 좋고

유럽에 여행 와서 빵과 파스타에 지친 부모님들의 위장에 뜨끈한 국물 한 사발 넣어주면 남은 여행 일정이 더 수월하지 않을까 ㅋㅋ

 

실제로 내 앞에 한국인 4인가족 한 팀 그리고 내 뒤로 또 다른 가족 한 팀이 들어와서

'어휴 뜨끈하니 좋다~' 하며 정신없이 쌀국수를 흡입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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